길천사들

늦어도 되는 소식.

네남자이야기 2022. 2. 10. 17:4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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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 사진에 자주 등장했던 간장이 기억하시나요?
아무런 거리낌없이 사람들에게 애교파티를 벌이던 녀석이었죠. 그래서 저와도 인연이 닿았고요.
녹록치 않은 길 생활을 하면서도, 이렇게 성격 좋은 녀석을 전 지금껏 보지 못했습니다.
다만 워낙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아무에게나 얘교를 피우는 녀석이라,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.

그러던 중 동네 길아가들 밥을 챙겨주시던 할아버님 눈에 띄어 '나비'라는 이름을 받고 집냥이가 되었답니다. 할아버님과 함께 길아가들 밥터 근처에서 나비의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던 기억이 몽글하게 피어나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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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의 글은 늦은 기억의 서술이었습니다.
그리고 그 보다는 조금 빠른, 지금 시점에 가까운 날에 들은 소식은 나비가 훨훨 날아갔다는 소식이었습니다. 항상 아닌 척, 안아픈 척의 대가들 답게 아무런 기별도 없이 어느 날 할아버님도 뒤로 한 채 정말 나비가 되어 냥이별로 떠났다 합니다.

이 녀석은 말 그대로 '묘한 녀석'이었습니다.
대화가 된다고 느낄 정도로 말이 많았고, 손을 타고 애교를 부리지만 누구도 집사로 정하지 않았습니다. 유일하게 그 할아버님만이 가능했죠.
문득 동네 아가들 간식가게 주인께서, 할아버님이 너무 힘들어 하신다는 얘기가 떠올랐습니다.

주말에는 녀석과 묘연을 이어준 그 골목으로 가봐야겠습니다. 대놓고 강탈하던 츄르 봉지 하나 들고요.

#묘한녀석이로고
#길고양이이야기
#사지말고입양하세요
#꽃으로도때리지마세요
#고양이 #cat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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